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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서구 풍경 12탄, 컬럼비아군 참전기념비


사진으로 보는 서구 풍경 12탄, 컬럼비아군 참전기념비


컬럼비아군 참전비는 서구 가정1동 529번지, 경인고속도로변 콜롬비아 공원 안에 있다. 이 비는 1950년 6월부터 3년간에 걸쳐 벌어진 한국전쟁에 UN군 일원으로 참전했던 컬럼비아군의 전공을 기리고 희생자들을 추모를 위해 1973년 9월 24일, 우리 정부가 건립했다.


3,686m²(약 1,115평)의 부지에 기단 높이 2m, 비 높이 10m로, 측면에서 보면 배를 형상화한 모양을 하고 있다. 배의 전면에 칼을 든 용사와 기도하는 여인이 조각되어 있고 그 뒤로 함선의 굴뚝을 연상케하는 흰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참전비에는 "카리브 바다의 정기를 타고난 콜롬비아 용사들! 국제연합의 깃발을 높이 들고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우다가 마침내 611명의 고귀한 생명이 피를 흘렸다. 우리는 그들을 길이 기념하고자 여기에 비를 세운다."라는 비문이 새겨져 있다.


1987년 9월 9일 바르힐리오 바르코 컬럼비아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기념해 라미로 삼브라노 주한 콜롬비아 대사가 한글과 에스파냐어로 새긴 비문이 참전비 기단 전면에 붙어 있다.


콜롬비아는 6∙25전쟁에 라틴아메리카 유엔 회원국 중에서는 유일하게 참전한 나라로 육군 1개 대대연인원 장교 159명, 사병 4,155명과 해군 프리깃함 1척, 연인원 장교49명, 수병 737명을 파병했다. 육군은 강원도 금성 진격 전투, 김화400고지 전투, 불모고지 전투 등을 치렀고 해군은 서해안 및 동해안 봉쇄 작전을 수행했다. 컬럼비아군이 입은 병력 피해는 전사 163명, 부상 448명, 포로 28명이었다.


풍전등화, 절체절명 국가 존폐의 위기 순간에 목숨 바쳐 도와준 혈맹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는 세계10위권의 경제 대국, 선진국 대열에 올라 번영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이다. 해서, 낯선 땅 낯선 하늘 아래 스무 살 남짓 그들 앳된 청춘들이 흘린 고귀한 피의 희생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이 참전비는 그것을 말하려는 것이다.


컬럼비아군 참전비가 왜 서구 가정동에 해군을 상징하는 배의 형상으로 세워졌는지, 그 경위는 어디에서도 확인할 수가 없다. 서해 진남포항 해역 봉쇄 작전에 참가했던 프리키트함 파딜라 호의 임무를 상징했다고 해도, 또 위치상 인천이 서해 최북단 항구 도시인 점을 감안한다 해도, 현재의 장소가 썩 납득이 가지 않는다. 고속도로변이라는 시끄러운 환경, 그리고 도시 전체를 허물고 있는 가정동 일대 현실을 생각하면 하루 빨리 이 기념비를 적당한 위치로 옮겨야 할 것 같다.


김윤식/시인

자료 : Green 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