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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서구 풍경 6탄, 작은 검바위


사진으로 보는 서구 풍경 6탄, 작은 검바위


『인천시사(仁川市史)』에는 검암동(黔岩洞)의 유래를 "이 지역의 주산(主山)인 허암산(虛庵山) 서쪽 기슭에 검은 색을 띤 큰 바위가 있어 마을 이름을 '검바위[黔岩]'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곳에는 백제 때 축조된 것으로 보이는 토성이 있고, 그 북쪽 기슭에는 지석묘가 발견되고 있다. 한편, 조선조 연산군 때 허암(許庵) 정희량(鄭希良)이 은둔했던 곳이라 해서 허암산 또는 허암봉이라고도 부른다. 이 검바위는 해주정씨 집성촌"이라고 말하고 있다.


거기에 한 인터넷 사전은 이곳의 지명이 "검은 바위를 뜻하는 말로 마을의 산에 검은 바위가 많은 데에서 유래되었다. 지금의 서인천고등학교 담장 옆에는 둘레 약 20m의 검은 바위가 있다."고도 쓰고 있다.



(사진 : 서인천고 교정에 있는 작은 검바위)



두 글로 미루어 이곳이 '검은 바위'와 연관이 있음은 분명한 듯하다. 그런데 여기서 좀 의아한 것이 검은 바위를 뜻하는 말로 굳이 벽자(僻字)인 '검(黔)'자를 썼다는 점이다. '검(黔)'은 "검다, 그을다, 연하게 검은 빛깔"의 뜻으로 실상 우리가 눈으로 본 검바위 색깔과는 아주 정확히 들어맞지만 쉽게 '흑(黑)'자를 쓰지 않고, 이렇게 옅은 바위 색깔까지 세밀히 구별해 썼다는 것이 다소 수긍이 가지 않는다.


또 '검(黔)'자를 가진 '검단동(黔丹洞)'에 대해 『인천시사(仁川市史)』는 "신(神) 또는 왕(王)을 뜻하는 고대어 검[黔=儉=衿]과, 곡(谷. 마을)을 뜻하는 고대어 단[丹=旦=屯=呑]의 합성어로, 즉 신 또는 왕의 마을, 또는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마을이라는 뜻에서 '검단(黔丹)'이라 칭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 : 검암동에 위치한 검바위 공원)



이것을 보면 이 바위가 단순히 검은 색깔을 띠어서 '검암'이 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검단과 함께 이 '검바위'가 혹 제천의식(祭天儀式)과 관련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물론 문헌도 없고 구전(口傳)도 없는 것으로 보아 한낱 추측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숫(숯)바위'로 불리던 검암동 검바위는 1980년대 서인천고 인근, 도로가 나면서 어디론가 사라졌고, '암바위, 거북바위'로 불리던 작은 바위는 현재 서인천고 교정에 남아 있다.


김윤식/시인

자료 : Green 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