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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서구 향토역사순례 3탄, 녹청자(綠靑磁)도요지를 찾아서


인천시 서구 향토역사순례 3탄, 녹청자(綠靑磁)도요지를 찾아서


우리 서구에 천년의 숨결이 담겨 있는 녹청자를 굽던 도요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흔치가 않다. 또한 녹청자도요지를 알고 있는 지역의 주민들도 그곳을 찾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2010년 '녹청자도요지사료관'을 신축, 개관하여 녹청자에 대한 교육과 체험 그리고 유물들을 전시, 홍보에 주력하고 지난 2011년 10월 8일부터 4일간 이곳에서‘제1회 천년의 숨결 녹청자 축제’를 개최하여 이제는 많은 주민들이 녹청자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1970년 5월에 경서동 녹청자도요지가 국가 사적211호로 지정되었고 인천 최초의 사적지로 그 소재지는 서구 경서동 385(검암동 438-21)번지에 위치해 있다. 이곳 도요지의 발굴은 1965년부터 66년까지 4차례의 발굴이 이루어졌는데 그 당시 도요지는 서쪽을 향한 얕은 구릉지대(丘陵地帶)에 위치해 있었다.


이곳 앞쪽으로는 검암동 하동부락 앞 염전과 바다가 연이어져 있고 해머리 방죽(검암동주민)으로 불려져 오던 곳이었다. 지역의 주민들에 의하면 예전에는 이 지역을 사깃골(사깃마을) 또는 갯골 등으로 불렀으며 바닷물이 난지도(蘭芝島)를 지나 도요지 앞까지 들어왔기 때문에‘진펄(침포리:沈浦里)로 불러왔다.


그 당시 바닷물은 내륙 깊숙이 시천동(현, 아라뱃길)일대까지 들어왔음을 이 지역에서 옹기를 팔던 점말(店村)이란 지명에서도 추측이 가능하다.


이곳 도요지에서 발굴된 녹청자는 접시, 대접, 항아리, 병, 자배기 등이 주를 이루었다고 하는데 주로 9세기 후반에서 10세기 중엽으로 학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경서동 녹청자는 비교적 정선된 청자계의 얇은 태토(胎土) 위에 조질의 녹청색 유약을 발라 구운 녹청자로 빛깔은 녹갈색과 암녹색으로 불투명하고 광택이 없으며 표면에 반점 같은 것은 자기를 구울 때 생기는 여러 가지 조건에 의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녹청자는 토속적(土俗的)인 아름다움을 지닌 실용에 치중하였고 질보다는 양에 관심을 두어 서민들의 생활용기로써 용도에 맞도록 만들어졌다고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녹청자도요지가 있던 인근지역은 예전에 말을 타고 작대기로 나무로 만든 공을 치던 무예를 하던 격구(擊毬)경기를 하던 곳(경서동, 검암동, 시천동 일원)이 있었다고 전하는데 현재에는 도요지가 위치한 곳에 골프장이 들어서 있다. 또한 인근 지역에서 바다를 통해 중국대륙이나 타지역으로 가기 위한 길목에 자리해 있어 아직도 지명에 남아있는 장모루(長牟婁), 발아뫼장터, 구슬원, 구슬역(球瑟驛)이 전해지고 있으며 그 당시 수백호의 주거지가 이 지역에 있었다고 전한다.


이렇듯 유서 깊고 오랜 전통을 지닌 지역에 위치한, 천년의 숨결이 살아있는 녹청자도요지가 앞으로 역사유적지로서의 기능을 갖출 수 있도록 현 녹청자도요지사료관의 역할과 기능이 확대되어져야 한다고 보며 녹청자의 역사성과 실체를 보존하고 이를 더욱 계승 발전시키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되어져야 하겠다.


지역의 오래된 역사와 문화의 전통은 지역의 기술과 지식이 삶 그 자체에 녹아 있다고 한다. 그 역사와 전통문화는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교육하여 녹청자의 우수성과 서민적인 친밀감 그리고 토속적인 아름다움을 가장 잘 간직한 자기(磁器)로 재탄생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하는 일에 관심과 참여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인천서구문화원장 박한준

(자료 : Green 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