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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 feat. 블로그기자단

청라하우스토리에서 들리는 재봉질 소리 - 재봉질 동호회 봉트리 소개



안녕하세요? 저희는 재봉질하는 엄마들, 봉트리입니다.

 

그녀들은 자신들을 ‘봉트리’라고 소개했습니다.봉트리? 트리는 트린데 봉트리라? 봉은 뭐고, 트리는 뭐지 잘 모르겠다 싶어, 제가 물었지요.그랬더니 가운데에 모자를 쓴 봉트리의 회장 최영숙님께서 이렇게 설명해주시네요. "봉"은 재봉의 봉(縫) 꿰맨다는 뜻이고, "트리"는 말그대로 나무의 TREE 라고요.


  


여기는 청라하우스토리, 채 300이 안되는 세대가 넓다란 청라라는 곳에 모여있는 주민화합형 아파트입니다. 소소하지만 적절히 아나바다와 재능기부, 자급자족의 생활을 하는 주부들이 있어서 취재를 해보았습니다.


2년여 전 모두들 정들었던 터전을 떠나 새로운 주거지인 이곳엘 왔는데, 지역주민들이 모여 소일거리 할 것이 없을까 싶어 고심하다가, 입주자 대표인 최영숙님께서 스스로 홈패션으로 재능기부를 하겠다고 하여 주부들을 모은 것이 봉트리 모임의 시작이랍니다.


재봉질로, 바느질로, 하나하나 본뜨고, 자르고, 오리고, 박아서 세상의 기초를 닦듯이 지역주민이 함께 모여 "내것 부터 꼼꼼히 만들고 다듬노라면, 지역도 세상도 역으로 밝아지고, 꼼꼼해지리라" 라는 마음으로 모두가 세상을 예쁘게 바느질하는 나무가 되자 하여 봉트리라 이름 붙였답니다. 


외부기관의 도움도 없이 순수하고 자발적으로 주민 스스로 평생교육의 장을 연 봉트리회원들의 모습과 그들의 솜씨를 소개하겠습니다. 솔선수범, 아름다운 기부로 선행하는 모습을 보이신 최영숙회장님은 아줌마들이 여러가지 지역의 산재해 있는 많은 일들도 할 수 있지만 우선은 나부터 내 가족부터 챙기는 알뜰살뜰한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렇게 가족을 위하고 나를 위하는 행동을 모두가 공통으로 갖고 있는 주부들이 공동으로 함께 모여서 웃고 떠들며 '다다다다' 재봉질 하노라면 저절로 기쁨이 한가득이라고 그래서 봉트리의 모임이 너무나 소중하고 좋다는 그녀들..


대부분 40대 이상 전업주부들로 결혼 생활이 10년 차 이상인 주부회원들은, 그간의 알뜰했던 결혼생활에 대한 선물을 남편으로부터 전자동 재봉틀을 선물로 받았다고 하네요. 

  

첨에는 바늘의 ‘바’자도 재봉의 ‘재’자도 모드던 회원들이 하나 둘, 작품을 만들고, 옷을 입고, 베개를 베고, 이불을 덮고, 하게 되었다는 따뜻하고 알뜰한 스토리를 직접 들어 봅니다.



봉트리회원들의 소소한 모습들...


제가 조금 일찍 갔는데도 벌써 자리를 차지한 회원들은 오늘 무엇을 만드실까요?


맞은편의 박경희 회원은 벌써 여러벌의 의복을 만들고, 입고 있는 옷도 직접 만든 것인데 너무 편하고 좋아서 하나를 더 만든다면서 바느질은 생활의 활력소다. 이 모임의 주격인 바느질이 없었더라면 낯설고 물설은 청라에서 어찌 정을 붙일 수 있었겠냐면 자신을 봉트리의 열성회원이라 소개했어요





그녀가 만든 회색의 티셔츠, 멋지지 않나요? 단돈4,000원으로 뚝딱 뚝딱 만든 티셔츠, 입기 편하고모양 좋고, 명품 저리 가라 할 정도네요. 목둘레에 바이어스를 대고 똑딱 단추로 처리하는 것 까지 쉽다면 쉽지만, 결코 쉽지 않은 작품을 또만들어서 번갈아 입을 예정인데 첨에 만들 때가 어렵지 자꾸하다 보면, 넘 재밌고 신난다는 이야기를 전하네요.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봉트리의 중심이라는 김양순 회원은 뭔가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는 듯, 회장님과 의견을 주고 받는 모습에 진지함이 묻어납니다. 봉트리에서 만드는 모든 제품은 거의 재래천인 광목을 바탕으로 의복도 만들고 베개커버, 이불커버까지 만들었다고 하네요.

이 날도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듯, 회장님께 제도하는 법을 배우시더군요. 그녀가 전하는 바느질은 만남의 장소고, 바느질 자체가 좋고, 바느질 하러 온 시기는 제일 늦지만 늦은 만큼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바느질을 친구로 사귀어서 너무 좋다고 합니다.



차기 회장님감이라는 장명자씨는 여럿이서 함께 화기애애, 싱글벙글 하며 바느질을 하다보면 스트레스나 우울증 같은 것도 뭔지 모르고 지낸다며 바느질이 무척 재밌고 친구도 사귀고 언니들도 만나고 재봉질이 너무너무 재밌다고 하는데요. 그녀가 그날 단시간만에 뚝딱 만든 배갯닛을 들어보이며 웃고 있습니다 “예쁘죠?”


봉트리 작품전, 구경할까요?



노을노리 기자인 저도 한 때는 한바느질 했는데요, 봉트리 그녀들의 바느질 솜씨는 아마추어를 넘은 프로의 수준이라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남녀 생활 한복은 봉트리 회장님의 솜씨로 안팎으로 함께 입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해요. 모든 재료는 헌옷을 재활용 하기도 하고, 직접 동대문까지 가서 알뜰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기본천을 떠서 재단 후 재봉질 한다고 하네요. 남녀 생활한복 한 벌에 재료비만 약 5만원선, 시중 가격의 반의 반도 안되는 비용으로 뚝딱,멋지게 차려입고 동네 한 바퀴, 휘이휘이 저으며 산보를 하는 것도 좋겠죠.




개량 한복 한 번, 바지 저고리까지 한 벌로 착 갖춰 입으면 세상 어떤 신사나 멋쟁이도 부럽지 않을 듯 싶네요. 재료비는 3만원 정도고,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명품 옷입니다. 민소매의 원피스는 뉘댁의 작품이 미처 묻지 못했으나 아마도 회장님의 솜씨가 아닌가 싶구요 그날 회장님이 입은 옥색의 가디건도 직접 만든 것, 지난 여름의 블라우스도 만든 것이라고 해요.나중엔 고명따님 웨딩드레스도 직접 만들까 생각중 이라고 하시네요. 일상복이면 일상복, 한복이면 한복, 드레스면 드레스,,뭐든지 뚝딱하는 그녀들의 솜씨, 넘 멋지지 않나요? 핑크드레스는 잠시 다녀간 꼬마공주(?)의 것인데 엄마가 얼마나 정성껏 만들었는 듬뿍, 사랑이 묻어나는 작품입니다. 모두가 일상 기성복보다 더 멋진 스타일과 솜씨라 ‘우와’하며 만져보고 찍어보고 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저도 그들과 함께 ‘다다다다’ 재봉질 하고픔에 취재하는 것도 잊을 정도로 작품이 욕심나고 함께 만들고 싶었습니다.



봉트리, 그녀들의 소중한 모습들


잔잔한 꽃무늬로는 이불 호칭을 만드시려나? 회장님의 손놀림이 분주합니다. 봉트리 회원들은 매주 목요일 오후 1시에 모여서 함께 작업을 하는데요. 한겨울 동안엔 잠시 쉬고 또, 2014년 봄부터 모임을 하신다네요.지금까진 하우스스토리 입주자들만 함께 했는데 내년엔 지역주민과의 모임도 생각중이라네요.




모두들 작품활동에 여념이 없는데, 웬 미인이 방문했습니다. 청라하우스토리가 인천광역시에서 선정한 <살기좋은 아파트>로 최우수상을 받게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하러 오신 강수자 소장님 이십니다. 뵌 김에 입주자들이 자발적으로 지역의 공동체 문화를 선도하고 이끄는 것에 관리자로서 느끼는 기분은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많은 세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너나 없이 일심동체로 쉼없이 계속 이끌어주신 입주자 대표이자봉트리 대표이신 최영숙님께 깊이 감사합니다. 관리소장이라도 주민들의 욕구를 일일 채워주지 못하는데 입주자 대표께서 솔선수범으로 앞장 서주기에, 많은 주부들이 따르고 좋아해서 우리 아파트가 살기좋은 아프트로도 선정된 것 같습니다.“ 자신의 공일 수도 있는 노력을 ,모두를 그리고 모두를 이끄는 대표자의 몫으로 돌리는 강수자 관리소장의 모습도 덕담 만큼이나 빛나네요.




  

청라하우스스토리 작은도서관이 있는 컨퍼런스룸에는 다림질을 하는 사람과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재봉질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옆의 시청각매체에는 아프트 주민들의 염원이나 바람이 빼곡히 적힌 포스트잇도 있습니다.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소소함은 소소함을 넘어 열정으로 깊이깊이 향내가 나나 봅니다. 그들의 열정적인 모습들이 모두가 예사가 아니구나 싶어져 몇 마디 더 거들어 봅니다.





꼬마공주 민정이는 “빨개졌대요~”를 부르며 엄마에게 달려오고, 엄마는 사진은 사양이라고 뒤로 숨어도 민정이가 입고 있는 투피스인 쫄바지와 치마는 자랑하고요, 저위의 핑크드레스도 자랑합니다.




매일 늦는다지만 배우는 실력만큼은 쑥쑥 늘어서 벌써 고난이도의 작업을 하는 양순씨는 바느질은 일상의 기쁨이라 말하구요.





경희씨는 자신의 옷을 만들고 있었지만 벌써 남편과 아이들의 작품은 마스터 했구요. 바느질이 없는 일상은 생각할 수도 없다네요



 


제일 웃음이 많은 명장씨는 베개커버를 뚝딱, 남편것과 자신의 것을 만드느라 웃음이 가시질 않구요. 남편에게 선물로 젤 좋은 재봉틀을 받은 탓에 재봉질하는 일상이 너무나 신난답니다.


회장님의 손목에 시침용 바늘들이 빼곡이 꽂힌 것처럼 수없이 박아졌을 박음질...어디서나 한결같이 한목소리를 내는 그녀의 원칙이 아파트도, 봉트리도, 모두 일류로 만들었네요.지역의 일꾼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한달에 5천원이라는 최소의 회비로 자급자족하는 동아리를 운영하며 최대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봉트리 같은 동아리가, 평생교육동아리를 관련법에 의해서 지원(서구청 홈피 / 서구사이버평생학습관 참조 (http://www.anyedu.or.kr/)하는 서구관내에서 많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니들의 바느질 쌈지를 보지 못한 것이 오래입니다. 우리는 조금씩 옛추억들을 잊어 갑니다. 집에서 아이들의 양말이나, 내복을 기워주던 어머니의 모습은 찾기 어렵습니다. 하다못해 아이들의 교복이나 운동화도 세탁소에 맡기는 엄마들이 다수이구요. 아들의 바짓단, 딸의 치맛단도 세탁소에 맡깁니다.



우리는 재봉틀이 무엇인지 재봉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그냥 그렇게 사는데, 무엇 하나라도 손수 기워서, 박아서 입히려는 알뜰함의 모범이 되기에 그녀들을 취재해 보았습니다. 서구 청라지역에서 봉트리라는 재봉질 모임이 움트고, 꽃 피우고 있어서, 그녀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기사로 전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