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맛있는 서구, 만나고 싶은 서구

사진으로 보는 서구 풍경 4탄, 석남국민학교 도서관 낙성


사진으로 보는 서구 풍경 4탄, 석남국민학교 도서관 낙성


서구문화원이 발간한 사진집 '인천 서구 그리고 사람들'은 대부분 반세기 이전 서구의 옛 풍경과 주민들의 모습을 실었다. 빠르게 도시화가 되는 통에 과거는 뿌리가 뽑혀나가 이제는 기억조차 할 수 없게 된 터에 이 사진집 발간은 참으로 의미 있다는 생각이다. 특히나 토박이 서구 사람들은 이 사진집 속에서 벽해상전(碧海桑田)의 삶의 터전변화와 이제는 뵐 수 없는 선조들 모습에 잠시 눈가가 젖어 들지도 모른다.


가좌동 일대 염전 풍경도, 검암동의 검은 바위 사진도, 신현동 마을 풍경도 문득 옛날 거기를 지나던 그때로 마음을 잡아끈다. 그 중에도 가좌동 심재갑(沈載甲) 선생께서 제공한 '1960년대 석남초등학교 도서관 낙성 기념 사진'에 눈길이 가 멈춘다. 도서관 준공에 공이 많은 지역 유지들과 선생님들의 기념사진 속에 딱 한 분 초등학교 때 은사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사진을 제공하신 심선생께서는 "맨 앞줄 좌측에서 양두환, 이종길 씨, 네 번째 심운섭, 박금한 씨, 둘째 줄 좌측에서 두 번째 최용복, 이종윤 선생님, 맨 뒷줄 우측에서 네 번째 박주원 선생님"이라는 설명을 달으셨는데, 내 은사님은 둘째 줄 좌측에서 네 번째에 앉으신, 안경을 끼신 김남규 선생님이시다.


1958년, 내가 남구에 있는 숭의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이셨다가, 교감으로 승진하셔서 중도에 석남국민학교로 전근을 가셨다. 숭의학교를 졸업하던 날 축하해 주시러 오시기도 했다.


이 도서관의 정확한 낙성 연도는 알 수 없지만, 1960년대 중반을 넘어서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진 속의 고 심운섭 선생은 심재갑 선생의 선친되시는 분으로 1966년에 작고하셨기 때문이다.


김남규 선생님께서 아직 이 학교에 재직하고 계셨던 것인지, 우리들 졸업식 때와 마찬가지로 전근을 가셨다가 당신이 재직하셨던 학교도서관 준공 기념식에 축하차 방문하셨던 것인지……. 이제는이세상에계시지않는선생님.


이 학교를 가본 것은 훨씬 훗날 다른 일 때문이었는데, 이 도서관 건물이 그대로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김윤식(시인)

자료 : Green 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