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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서구 향토역사순례 5탄, 원당동 구석기 유적지를 찾아서


인천시 서구 향토역사순례 5탄, 원당동 구석기 유적지를 찾아서


서구지역에 전해져 내려오는 고유지명(固有地名)을 살펴보면 그 지명에 내포되어 있는 뜻에서 그 지역의 역사성과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 그 지명들은 점차 우리의 주변에서 사라지고 기억에서 조차 잊혀져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에 지명 속에 담겨있는 문화적 요소들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발굴과 기록으로 후대까지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역사속에는 과거의 지역문화와 정체성이 배어있어 현대에 와서 지역의 공동체 개발과 교육에 기초하여 꾸준히 발전되고 있는데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원당지역에 전해져 내려오는 고유지명도 그 역사성만큼이나 담겨있는 뜻 또한 유구하다고 할 수 있다. 지역의 토착인들이 살아온 삶 속에는 오랜기간의 기술과 지식 그리고 지혜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문화사적으로 "문화의 다양성 보존"이라는 화두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한 지역사회와 그 구성원들의 삶 그 자체를 통해 이해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삶 그 자체가 아닌 문화유산 등 유무형의 결과물에만 주목하는 경향에서 탈피해서 지역적인 삶의 원형 그 자체가 가장 세계적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지역의 토착사회에서 연장자로부터 후세대에 전해지는 문화적 전통·가치·세계관 등 신념체계가 내포된 지식들이 현대에 와서 향토사로 재탄생하여 주목받고 각종 기록물로 출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서구의 원당지역에서 발굴된 구석기시대 유물보호 구역에서 출토된 많은 주거지나 수혈지 그리고 유물들도 시사하는 바가 크므로 이 점을 주목해야 하는 것 또한 서구지역 주민으로서의 정체성과 향토애에 대한 자긍심인 것이다.





구석기시대 유물보호 구역은 원당동 산 118-1번지 일원으로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 1999년 지표조사를 시작으로 2002~2004년까지 발굴조사를 마치고 이곳에서 출토된 구석기시대의 주거지와 수혈유구, 토광묘, 석관묘, 자기류, 석기류 등 700여점의 유물을 '검단선사박물관'에 선별 전시하고 있다.


유물이 발굴된 곳은 서쪽으로는 만수산이, 동쪽으로는 고산과 묘지산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으로 유적지가 발굴된 지역은 30여m 내외의 구릉지에 위치해 있다. 원당동은 자연부락이었던 원당, 발산, 능곡, 고산후지역이 합쳐진 법정동인데 이곳의 자연부락에 전해져 내려오는 지명 속에서 보여지듯 유서깊고 선주 토착민들의 삶을 느낄수 있는 뜻이 담겨있다. 이곳 지명에서 원당(元堂)이란 '당이 있는 마을'의 뜻으로 천신제(天神祭)를 지냈던 의미와 신을 모시던 산이란 듯의 배미산(培美山빌뫼산), 한매산(漢梅山한뫼산, 한미산, 할미산), 야미산(夜彌山), 옥계봉(玉階峰), 솔모랭이(소도蘇塗), 서낭(성황城隍)당고개, 능곡, 말무덤께, 가마산, 송우산(悚愚山), 숫당고개(실당고개)등등의 지명이 전해온다.


구석기시대 유물이 발굴된 원당동의 유적지는 이곳에 전해져 내려오는 소지명에 담긴 역사적 문화가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고 사료된다. 또한 이곳에 인접해서는 "인천시기념물제 55호 김안정묘역"이 있는데 이곳에서 발굴된 묘비는 인천에서 유일하게 500여년 된 완전한 묘비로 확인되고 있다.


구석기 유적지가 발굴된 이 지역 인근에는 당하동 유적·불로동유적·대곡동유적 등도 있으니 이 일대에서 청동기시대에 규모가 큰 집단이 거주했었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에는 신도시가 들어서서 이 일대가 고층아파트 지역으로 변했지만 과거 서구 검단지역의 선사시대인들의 삶의 터전을 잘 보전하고 지역공동체개발과 교육에 활용될 수 있도록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노력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인천서구문화원장 박한준

(자료 : Green 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