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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향토역사순례 24탄, 세어도(細於島)를 지킨 보호수 이야기





인천 서구 향토역사순례 24탄, 세어도(細於島)를 지킨 보호수 이야기




  1914년 부천군 서곶면 소속이었다가 1940년 서곶면의 인천부 편입과 함께 인천의 일부가 된 후 근래 경서동에서 원창동 소속으로 행정구역이 바뀐 세어도는 서구 유일의 유인도이다. 조선시대 기록인 <여지도서>에 서천도(西遷島)라 기록되어 있는 세어도는 면적 0.408㎦, 해안선의 길이 4.2㎞로 섬의 모양은 가늘고 길게 동쪽에서 서쪽으로 늘어져 있는 뱀의 형태이다.


  마을에서 동제(도당제)를 지낼 때는 돼지고기 대신 소고기를 제물로 준비했다고 전할 만큼 풍요로운 섬이었다고 전해진다. 이곳에 남아 있는 옛 지명은 부둣가 인근의 윗말, 아랫말(동끝, 서끝), 당재(당산)마루턱, 막개(섬의 중앙), 논개(섬의 끝), 간나지때뿌리, 작은 세어도 등이 있다. 그러나 현재는 마을 주민의 대부분이 육지로 이주하여 그 지명을 아는 이도 많지가 않은 실정이다.


  세어도에 대한 기록은 1783년경 이곳에 정박한 세곡미운반선이 폭풍으로 침몰했다는 기록, 1831년에 원창동 출신의 표구장(세곡미저장소)이 섬의 관리를 하였으며 이 시기에 강화에서 정씨, 김씨, 이씨가 김포 통진에서 채씨들이 이주를 해와 세어도의 개척이 시작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1960년부터 10여 년간 섬의 머리 부분인 부둣가 앞쪽 산과 키도에서 돌을 채석해서 연안부두 매립공사에 이용되었다. 이때에는 300여 명의 인부가 세어도에 임시 거주를 해 활기가 넘쳤으며 당시 '간나지때뿌리'에는 주막도 있었다고 한다. 교육기관은 1948년에 석남국민학교 분교 한 학급으로 시작해, 1980년대 송현국민학교 세어도분교로 문을 닫았으며 당시 학교는 30여 명의 학생이 전부일 정도로 소규모였다. 1970년대에 들어서 벼농사와 조림지 조성 사업을 시작했지만 성과는 미미했고 잠시 인삼을 재배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또한 이곳은 예로부터 어업을 주로 했었는데 여러 종의 물고기를 잡지만 봄철에는 새우와 준치를, 여름에는 농어와 숭어를 잡는데 특히 농어가 대표 어종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큰 변화가 없었던 세어도에 요즘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오랜 세월 마을과 함께 한 고목들이 아직은 마을의 보호 아래 보존되어 있으나 개발과 보존의 사이에서 훼손될 수 있는 나무들을 소개하여 앞으로 유관기관에서 관심을 갖고 관리하고 보호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먼저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위하고 고기를 잡으러 나갈 때 무사귀환과 풍어를 기원하던 곳인 당재에 소나무 군락이 있다. 예전에는 하늘이 안 보일 정도로 많았다던 소나무가 현재 33그루 남아 있다. 200여 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소나무들 중에 밑동의 둘레가 23㎝나 되고 높이가 20m에 이르는 수형이 빼어난 나무도 있다.


  부두에서 마을로 오르는 언덕 좌측 비탈에 굳건히 서 있는 고로쇠나무는 '김첨지나무'라고도 불리우며 예전 고기를 잡으러 떠나는 마을 주민과 배의 무사 귀환을 위해 제단에 떡과 술을 제물로 올리고 제를 드렸다는 나무였다. 또한 마을 주민의 고증에 따르면 부두가 형성된 지점에는 가지에 그네를 매어 탈 정도로 큰 살구나무가 있었다고 하는데 관리 소홀로 없어졌다고 한다.


  또한 마을 중심의 마을회관 좌측 편에는 고욤나무 한 그루가 자리해 있는데 그 둘레가 280㎝, 전봇대만큼의 높이로 한여름이면 풍성한 그늘을 제공해주며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해왔다. 고욤나무의 열매는 가을 첫서리가 내리면 그 맛이 달아 예전에는 어린이들이 많이 찾던 간식이기도 했지만 이곳의 고욤나무는 열매가 없어 마을 주민들이 아쉬워하며 아마 숫나무가 아닌가 싶다고 전하는데 봄이 오면 늘 연녹색의 꽃은 피우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마을회관에서 동제(당제)의 소나무 숲을 지나 북쪽으로 20여 분 걷다 보면 예전에 민가가 있었던 자리 옹달샘가에 둘레가 250㎝를 넘는 두 그루의 오동나무가 자리해 있다.


  이외에 세어도에는 굴피나무, 엄나무, 물푸레나무, 감나무, 단풍나무, 밤나무, 쉬나무 등이 자생하고 있다. 세어도의 고목들은 오랜 세월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고이 간직하고 묵묵히 한자리를 지켜왔다. 또한 마을의 원로들은 한없이 자신을 내어주는 나무 밑에서 담소를 나누고 음식을 나누며 더운 여름을 견디었고, 아이들은 놀이터로 삼아 뛰어놀던 추억이 어린 장소이기에 육지에서 가까운 이곳의 고목들의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다시 찾고 싶은 세어도의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위에서 열거한 고목들은 마을에서 정성껏 보호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이들 나무들이 오래도록 마을을 지키고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민ㆍ관의관심이 계속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