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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서구 향토역사순례 36탄 <가현산(歌絃山)의 느티나무를 찾아서>




인천시 서구 향토역사순례 36탄 <가현산(歌絃山)의 느티나무를 찾아서>



  검단 가현산은 검단동과 김포시 양촌면 경계에 위치해 있으면서 예전 김포지역의 진산으로 산세가 높고 숲이 울창해 소문난 산과 들이 많이 있는 곳으로 봉성산 · 문수산 ·계양산과 더불어 김포의 대표 진산으로 여겨왔다.


  이곳은 오래전부터 배산임수에 의해 마을이 형성되며 많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산을 중심으로 금곡동, 신동, 원현, 가현, 여래, 태정, 두밀, 황골 등 크고 작은 마을이 생겨나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현재 검단사거리 일대는 신도시가 조성되어 옛 모습을 잃어 버렸지만 가현산은 한결같이 그 자리를 지켜내며 주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 


  문헌에 의하면 검단의 중심지는 여래에서 시작되었다. 현 검단초등학교 일대에 읍이 형성되고 역원인 광인원(廣因院) 혹은 과일원(過逸院)과 중국이나 개경(개성)으로 오고가던 사람들이 묵어가던 여곽이 있었던 교통의 길목 역할을 했던 곳이기에 그에 얽힌 흔적과 이야기들이 많이 남아있고 산수가 좋고 물이 풍부해 농경에 최적의 장소였던 이 일대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며 많은 인재들이 기거했고 이곳을 근간으로 한 향토 인물들의 묘역도 많이 남아있는데 마전동에 위치한 한백륜묘역(시기념물 제54호)을 비롯하여 두밀의 박남박씨묘역(시기념물 제59호), 밀양당씨 사당, 황골의 평산신씨묘역(시기념물 제61호) 등과 태정마을에는 정인지의 자제이며 세조의 부마인 정현조와 부인 의숙옹주의 사당(향토유적 제2호)이 있었다.





  가현산(215m)은 개연산 ·상두산 ·갈현산 ·갈연산 ·가린산 등 시대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불려왔는데 ‘경기도지지’에는 가현산을 팔경에 꼽았고,‘ 금릉군지(金陵君誌)’에는 가현산 서해낙조(落照)의 아름다움을 읊은 시가 기록되어 있었다.


  이밖에 가현산 관련 옛 문헌에는 고려조에 축조된 토성이 존재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자세한 위치나 흔적은 찾을 수 없고, 다만 금곡동 일대 옛 지명인 ‘자하동’과 소지명‘ 성틀마루테기’,‘ 성틀너머’, ‘둔전틀’ 등에서 성이 있었다는 추정을 찾을 수 있을 뿐이다.


  한편 이곳 가현산에는‘ 묘각사’라는 절이 있는데 그 경내에 수령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들을 간직한 듯 한 느티나무 세 그루가 있는데 여느 사찰 주변의 고목들과 마찬가지로 이곳의 느티나무 노거수도 인근 마을 주민들의 정신적 지주목으로 역할을 해왔다. 특히 경내 서쪽에 비스듬히 누워 마치 배의 형태를 지닌 느티나무 한그루는 둘레가 3m가 넘어 신령스럽게 보이기까지 하는데 오랜 세월의 흔적으로 가운데가 텅 비어 있었는데, 수년 전 한쪽 면이 바닥으로 떨어졌지만 치우지 않고 그 자리에 보존해 둔 것으로 보아 고목에 대해 신성시 여기는 다른 지역의 풍습과 유사하다.


  또 다른 한 그루는 오래전부터 신성시 여기던 샘이 솟는 옹달샘 옆에 있는데 뿌리부분의 옹이들이 경외스럽기까지 하며 사찰 바로 옆에 자리한 나머지 한 그루까지 모두 200~300여 년은 족히 되어 보인다.


  예전부터 인근 신동부락 주민들이 이곳을 찾아 마을의 안녕과 번영, 그리고 각자의 소원을 빌었던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이곳의 마을제를 지낼 때에는 제주(조라술)를 담그는 물로 이곳 느티나무 옆의 샘물을 이용해 왔다고 한다. 최근까지도 각 동의 선주성씨들은 선조의 음덕을 기리는 제사를 모시기 전에 가현산을 찾아 산제를 지내며 간절한 소원을 기원해 오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하루쯤 시간을 내어 많은 이야기를 간직한 가현산의 세 그루 느티나무 노거수를 찾아 주민의 정신적 지주목 역할을 했던 옛이야기와 과거를 상상해보는 여유와 휴식의 시간을 가져 보면 어떨까하는 마음에서 가현산과 느티나무를 소개해 본다.



Green서구 제212호

박한준/인천서구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