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 향토역사순례 33탄 <오류동(梧柳洞)의 느티나무를 찾아서>

인천시 서구 향토역사순례 33탄 <오류동(梧柳洞)의 느티나무를 찾아서>

  오류동은 검단사거리에서 서쪽 방향에 자리해있다. 요즈음 한창 아파트가 들어서며 신도시로 변하고 있는 왕길동의 단봉초등학교를 지나다‘ 검단 일반산업단지’ 초입에 있는 마을이다. 김포시 관련 옛 문헌에 법정리로서 등재된 적은 없고 자연촌으로 존치되어 오다가 1914년 행정 구역 개편 시 옛 검단면의 반월촌·오류동·봉화촌·대촌을 합하여 오류리로 내려오다가 1995년부터 검단동 법정 오류동 29통이 현재 검단5동 소속으로 되어 있다.

  이 지역에는‘ 검단일반산업단지’가 조성되었고 인천지하철 2호선의 종점역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어, 이제는 한가로운 바닷가 마을의 옛 모습은 거의 사라지고 이곳에 대대로 세거해 오던 집성촌의 주민들도 대부분 이주를 한 실정이다. 오류동의 선주성씨는 500여 년 전에 입향했다는‘ 고씨’로 예전 고잔 8개 지역에 고루 거주했다고 하지만 정확한 내력은 알 수가 없고 그 후 300여 년 전 ‘배천조씨’가 입향하였고 약간 후대에 ‘경주이씨’와‘ 결성장씨’가 입향하여 여러 대를 세거해 오고 있었다.

  오류동은 한자지명으로 오동나무(梧)와 버드나무(柳)가 많아서 쓰게 되었다는 설과 마을 북쪽의 들이 조수가 드나드는 개펄이어서 오리가 많이 앉았기 때문에 ‘오리골’로 부르던 것이 ‘오리울’로 변천했다고도 하는데‘ 지명유래집’에는‘ 오리’, ‘여리’,‘ 여래’,‘ 어러’ 등은 모두 크다(大), 주(主)의 의미를 가졌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오류동에는 300여 년 전에 심었다는 느티나무(홰나무)가 있다.

  높이 20여m, 둘레 3m 정도 굵기의 이 나무는 회백색의 껍질이 비늘처럼 떨어지는 장엄한 고목의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느티나무는 한자어로 ‘괴목(槐木)’,‘ 귀목’,‘ 궤목’으로 불리우며 주로 정자목으로서 마을사람들의 소통의 장으로, 한여름 농번기에는 휴식장소로, 때로는 서당 선생이 경학을 하던 곳으로도 이용된 나무다. 문헌을 찾아보면 느티나무의 잎이나 가지를 꺾으면 목신(木神)의 노여움을 사 재앙을 입는다고 하여 얼씬도 못하게 했었고, 봄에 일제히 잎이 싹이 트거나 위쪽에서 먼저 싹이 트면 풍년이 든다고 점쳤다. 또한 아낙네들은 나무에 치성을 드리며 가족의 안녕과 득남을 기원하는‘ 소원목’으로 여겼으며 정월보름에 제사를 지내며 마을의 무사안녕과 액운을 물리쳤다는 얘기도 전해온다. 고문‘ 산림경제(山林經濟)’에는 느티나무 세 그루를 중문안에 심으면 대대로 부귀를 누린다고 하였고 신방(申方) 서남간에 심으면 도적을 막는다고도 했다.

  오류동의 느티나무에도 전설과 일화가 전해오는데 예전에 마을에서는 ‘수제(樹祭)’를 지냈다고 하며, 비바람에 나뭇가지가 부러져 한 주민이 부러진 가지를 주워다가 생활용구로 만든 후 집안 식구가 모두 심하게 앓았다고 해서 그 뒤로는 절대로 건드리지 않았고 땔감으로도 느티나무를 훼손하지 않았다는 일화와 함께 나무가 오래되어 속이 빈곳에 반쯤 용이 된 이무기가 살며 소리를 냈다는 전설도 전해온다. 시대가 바뀌어 마을의 정경은 급속하게 변모되고 있지만, 과거 주민들과 함께 했던 마을의 노거수 느티나무는 옛 모습을 간직한 채 오늘도 꿋꿋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고 이 나무 서쪽으로 50여m 떨어진 곳에 작은 느티나무도 자라고 있다. 또한‘ 숫골고개’라고 부르는 마을 입구에는 참나무군락도 있는데 이곳은 예전에‘ 소도(蘇塗)’가 있었던 신성한 지역으로 여겨지고 있다.

  개발로 인한 환경의 변화가 지속되더라도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지켜온 노거수들이 그 의미와 함께 오래도록 보존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오류동 느티나무’의 내력을 적어본다.

박한준 인천서구문화원장

Green 서구 제20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