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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서구, 만나고 싶은 서구

사진으로 보는 서구 풍경 22탄, 백석동ㆍ독정사거리 고갯길 낮춤 공사





사진으로 보는 서구 풍경 22탄, 백석동ㆍ독정사거리 고갯길 낮춤 공사




 이 사진을 1973년도 인천시 '시정현황(市政現況)' 사진의 하나로 시가 촬영, 보관해 오던 것이다. 요즘에야 사진을 현상하지 않고 직접 컴퓨터로 처리하니까 보관이나 색인이 훨씬 간편하지만, 이 무렵은 촬영한 필름을 일일이 현상한 후 수작업을 통해 앨범에 붙여 두는 수밖에 없었다.


 이 사진도 검은 표지에 속종이가 누르스름한 앨범에 붙여 두었던 것으로 보관이 잘 되어서 단편적이기는 해도 말 그대로 관거 인천의 '시정현황' 혹은 '서구의 옛날'을 추억처럼 떠올리게 한다. 눈 깜짝할 새에 변해 버리는 마을과 시가지 풍경을 실물로 되살리고 추억할 수 있는 수단인 이 사진을 보면서 이렇게 시정의 이모저모를 촬영해 보관하는 일이 바로 우리 자신의 역사를 기록하는일이라는 자각이 든다.





 오늘 싣는 사진은 이 얼마 전 서구문화원에서 재빠르게 사진집으로 발간해 이미지 세상에 알려지기는 한 것이지만 다수의 서구민들은 접하지 못했을 터여서 다시 게재한다. 서구문화원이 붙인 사진 설명은 "당시 새마을운동의 일환으로 서구와 김포의 경계였던 백석동과 독정사거리 일대의 고갯길을 낮추는 공사 장면"이라고 되어 있다. 지금은 벽해상전으로 변해 버려서 짐작하기도 어렵다.


 이 사진의 특징이라면 높은 사람 위주의 전시용 사진이 아니라 순전히 주민들이 합심해 일한, 공사 장면만을 촬영한 것이어서 오히려 친근감 같은 게 더 느껴진다는 점이다. 두레처럼 모든 마을 사람들이 다 나와 공사에 참여한 것 같다.


 인물들의 의복 입은 것이나 주변 논밭, 산언덕 풍경을 보면 양력 3월 초순 무렵같이 생각된다. 남자들 복색은 이렇다 할 특색이 없으나 여자들은 예외 없이 머리에 흰 수건을 쓰고 있다. 전에도 한 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머릿수건은 방한과 더불어 헝크러짐 방지, 머리에 내려앉는 먼지 방지 등의 용도로 우리 여인네들의 일상 활동모, 작업모였다.


 작업 광경을 보면 남자들은 일선에서 여러명이 한 조가 되어 가래질을 하고, 여인들은 2선에서 삽질을 하고 있다. 기계 도구 하나 없이 공사가 거의 인력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끊임없는 육체적 노동 때문에도 당시에는 비만 인구가 거의 없었을 것 이다.


 벌써 40년 세월이 흘렀으니 당시 이 노역에 수고하시던 분들은 상당수가 세상을 떠나셨을 듯 싶다. 묵묵히 내 고장을 위해 땀 흘린 그분들의 노고가 오늘의 석추, 인천, 나악 우리나라의 기초가 되었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