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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서구 풍경 45탄! <인천광역시 서구 옛 심곡동 풍경>





사진으로 보는 서구 풍경 45탄! <인천광역시 서구 옛 심곡동 풍경>




“심곡동(深谷洞)은 옛 이름 기피울(깊이울)을 한자식으로 표기한 것이다. 가정동에서 승학현을 넘어와 연희동으로 가는 서곶로 국도 위쪽은 철마산 골짜기로 깊숙이 뻗어갔다. 그래서 기피울이라 한 것이다.” 


『인천광역시 서구사』에 나오는 설명이다. 그러니까 '심곡'이라는 말은 '골자기 깊이' 곧 '깊은 골짜기'를 줄인 '깊이울'이라는 우리말을 한자로 의역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지금은 한자를 사용하지 않아 '심곡(深谷)’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 몇 안 될 것이고, 또 이런 동명의 유래를 알지도 못할 것이다.  


여기서 '울'은 울타리를 뜻하는 말인데 골짜기가 울타리처럼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리 불렀을 것이다. 우리 옛 지명에 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동명(洞名)을 한자로 고친 데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깊이울'이란 그 순박하고 솔직한 마을 이름이 매우 정겹게 느껴지기는 한다.


사진은 심곡동으로 들어가는 초입의 풍경이다. 사진 저 뒤쪽의 왼편 산이 탁옥봉( 琢玉峯)이고 중앙의 산이 계양산이다. 사진 한가운데 건물은 은혜병원이라고 <인천 서구 그리고 사람들> 사진집에 설명되어 있다. 후일 그 못미처 우측 옆에 인재개발원이 들어섰다. 인재개발원이 들어선 곳은 절골말이라 불렀는데 아주 오랜 옛날에 절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 것으로 추측한다. 


현재 서부소방서와 서부경찰서가 들어선, 새로 놓인 8차선 서곶로 도로 근방을 모퉁말이라 불렀는데 아마 그 근처 어디쯤에서 촬영한 것이 아닌가 싶다. 텅 빈 마른 논바닥과 사진 전면 좌측의 앙상한 나뭇가지로 보아 겨울 풍경으로 보인다. 워낙 이곳 인구가 적었던 시절이었는지 사진 속에 사람 하나가 보이지 않아 더욱 춥게 느껴진다. 




이 사진이 촬영된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는데, 사진 가운데 건물이 틀림없는 은혜병원이라면 그 설립된 해인 1988년으로 이후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불과 20여 년 전인데 이렇게 온전히 시골 풍경을 보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신기할 정도다. 그만큼 서구 지역의 도시화가 더뎠음을 말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겠다. 


아무튼 도시화가 모든 시민이 바라는 '선(善)'일지는 모르나, 서구문화원 박한준 원장이 이 사진 설명 끝에 이제 더 이상 "옛 모습을 찾기 어렵다.”라고 쓴 그 구절이 자꾸 입 속에서 뇌어지고 뇌어진다.





Green서구 제 222호

김윤식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