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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 feat. 블로그기자단

석남도서관에서 손뜨개로 행복을 뜨고 왔어요

석남도서관에서 손뜨개로 행복을 뜨고 왔어요.


손뜨개 원데이 클래스에 다녀왔습니다. 요즈음 도서관의 유익한 프로그램들에 참여하고 체험하면서 아주 많이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데요. 평소에 손뜨개에 관심이 있다보니 석남도서관에서 손뜨개를 한다니까 너무너무 반갑더군요. 행복뜨기!! 제목부터 마음에 와서 콕! 박히네요. 자~! 행복을 뜨러 가 보실까요? 



설레는 마음으로 서구 석남도서관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와 계신 분들이 수세미를 뜨고 있었는데요. 반가운 마음에 손뜨개에 대해 아는체 하며 몇 마디 주고 받다보니 금세 친밀감이 생기더군요. 곧 선생님이 우리와 함께 뜰 뜨개재료를 한보따리 안고 오셔서 풀어놓으셨는데요. 초록색의 선인장을 뜰건가봐요.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알고 보면 손뜨개가 그리 어렵지 않다고 코바늘뜨기로 선인장 뜨는법을 배워서 지인들께 선물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하시던군요. 집안의 예쁜 소품하나 생기는 일, 그것도 손으로 뜬 사랑과 정성이 가득담긴 소품이니 잊지 못할 선물이 될 것같아요.



뜨개 선생님은 부평에서 뜨개공방을 운영한다고 하시는데요. 이름이 귀엽게도 '제페토 손뜨개 공방' 이라고 하네요. 재료와 함께 직접 만드신 도안까지 인쇄해서 돋바늘과, 인장을 다 떠서 토분에 넣어 붙일 때 사용 할 딱풀까지 준비해 오셨더군요. 



완성된 샘플을 보여주셨는데요. 오~ 완전 귀엽고 너무 예뻐요. 네 다섯개쯤 떠서 TV 옆 장식장에 쪼로록 놓으면 너무 멋지다는데 정말 그럴것 같습니다.



코바늘과 바늘꽃이 가위가 한편의 정물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바늘꽂이도 손뜨개로 뜨신 거라는~. ^^ 코바늘이 처음이라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 수업 내내 그룹마다 다니시면서 계속해서 전체적으로 설명을 해 주셨고 도안설명도 반복해서 친절하게 해주셨습니다.



선생님께서 코를 잡는 기초를 설명해 주시는데요. 검지에 털실을 걸어 두바퀴를 돌려 원을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는 원의 안쪽에서 밖으로 실을 걸어 나와 첫코를 만들어 봅니다. 코바늘뜨기를 처음 하는분들은 아주 기초적인 것이지만 어려워 하셨는데요. 처음이라 그렇지 하다보면 금방 익숙해 질거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아닌 게 아니라 수강하시는 회원분들이 첫코만들기는 어려워서 조금 헤메시더니 이내 진도가 팍팍 나가던걸요?



실이 가늘면 잘 보이지 않을까봐 수강회원분들이 보기 쉬우시라고 두꺼운 털실로 보여주시는 선생님의 센스가 돋보입니다. 



제가 도서관에 도착 했을 때 아이와 먼저 와 계시던 수강생 분이신데요. 선생님의 말씀을 너무 열심히 들으십니다. 엄마 따라온 우리친구도 귀가 쫑긋 세워져 있고 엄마가 뜨개를 하는동안 우리 친구는 옆에 조용히 앉아 책을 읽는 모습은 또 어찌나 예쁘던지요.



선인장이 완성되면 장식할 꽃인데요. 코바늘 뜨기를 처음해보는 초보자를 위해 준비해 오셨다는군요. 아무래도 수업 시간 안에 다 뜨기는 무리일듯 싶다고요. 선인장이 완성되면 노란 예쁜 꽃이 피는걸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코를 잡아 여섯코를 만들어 첫단을 뜨고 두번째 단은 코를 배로 늘려 열두코를 만들어 주고 세번째 단을 향해 나아갑니다.



"아하!! 이렇게 하는 거구나~" 하고 알게 되는 순간의 희열을 맛보며 선인장을 떠가는 수강회원분들의 얼굴엔 행복이 가득합니다.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배운 것을 또 다른 수강회원에 가르쳐 줍니다. 배운 것을 금세 실습(?)도 하고 서로 알려주고 배우면서 함께하는 즐거움에 푹 빠져봅니다. 요기 남자수강회원분은 손뜨개를 해서 여자친구에게 선물을 하려고 수강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요즘 남자들은 다 이런가요? 남자친구가 직접 뜬 선인장을 선물받는 여자 친구는 정말 행복하겠어요. 남자수강회원분께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서로 배우고 가르쳐주고 하면서 웃음꽃이 피었고요 수강실이 금새 화기애애해졌습니다.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하고도 감사한 일이지요. 또 무언가를 배우고 익혀서 내가 해냈다는 성취감은 또 얼마나 기쁜 일인가요. 속상하거나 화나는 일이 있을 때 손뜨개를 하면 모든것을 잊고 완전 무아지경에 빠질 것 같습니다.



조금씩 선인장의 몸체가 자라나고 있습니다. 세 번째 단에서는 짧은 뜨기와 코 늘리기한번을 반복하고 네 번째 단에서는 짧은뜨기 두번에 코늘리기를 한번 해 줍니다. 다섯째 단은 짧은뜨기 세번에 코늘리기 한번, 그리고 여섯째 단에서는 짧은뜨기 네번에 코늘리기 한번을 해주면 서른여섯 코가 되는데요. 일곱째 단 부터는 서른여섯코를 나선형으로 반복해서 짧은 뜨기를 떠서 열다섯 단까지 떠주면 된답니다. 혹시나 선인장을 뜨시고 싶으신 분을 위해 자세히 설명을 해보았는데 너무 어려울까요? 코바늘뜨기를 조금이라도 해보신 분들은 쉽게 뜨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우리가 행복을 뜨는 동안 도서관의 담당선생님들께서는 선인장을 심을 화분을 개인적으로 각각 포장을 해 주셨는데요. 선생님이 준비 해 오신 토분이 독일제라고 하니 다시 한 번 더 보게되네요.



손뜨개에 점점 빠져드는 수강회원 여러분의 열렬한 열정이 보이고 그 열정에 힘입어 선생님은 반복해서 열심히 뜨는 법을 설명해 주십니다.



저마다의 열정으로 정말 열심히 행복을 뜨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뜬 행복을 모든분께 나눠드리고 싶네요.



진도가 무척이나 빠른 수강회원분이신데요. 아마도 이분은 손뜨개를 많이 해보신분 같습니다. 뜨개를 뜨는 손동작이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이분은 자신의 선인장을 뜨다가 진도가 좀처럼 나가지 않는 수강회원분들 자리로 가셔서 가르쳐 주시기도 하셨답니다.



마지막에는 사슬뜨기를 한번 떠서 실을 빼준 다음 실을 넉넉히 남겨놓고 잘라냅니다. 그런 다음 준비된 솜을 선인장 안쪽으로 넣어서 채워주고 토분에 선인장을 심습니다. 그리고 딱풀이나 목공용 풀로 화분에 선인장을 붙이면 귀여운 선인장이 완성이 된답니다. 짠~! 드디어 선인장이 완성되었습니다, 새끼친 선인장도 너무 귀엽고 선인장 몸통을 기어가고 있는 무당벌레도 너무너무 귀엽습니다. 요렇게, 작지만 앙증맞은 소품하나가 선인장을 훨씬 더 멋스러워 보이게 하네요. 



그리고, 작은 선인장 하나를 뜨고 나서도 실이 많이 남았는데요. 취향에 따라 크게, 또는 작게 두개정도는 더 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완전 초보이신 분들은 수업시간안에 완성을 하지 못했지만 집에 가서 모두 완성하시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돌아가셨답니다. 도서관의 프로그램으로 인해, 특히나 손뜨개로 인해 주중에서 가장 행복한 날을 보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두개의 선인장을 완성해서 나란히 놓으니 한편의 멋스러운 정물이 되더군요, 오늘의 행복이 물씬 풍겨나는 행복 뜨기였습니다.